독서 시간 : 22/05/19
한줄평 : 제품 기획 프로세스에 대해 쭉 둘러볼 수 있는 책, 하지만 린 시리즈를 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별점 : ★★★☆☆(3/5)
상반기에 취준을 하면서 초반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지원을 하다가 기획, 마케팅으로 돌아왔다. 석사 끝나고 뽕에 차있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확실히 나는 기획, 마케팅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다음 주에 대형 모빌리티 서비스 PM 직군으로 자소서를 하나 제출해야 하기도 하고, 또 최근에 PM 직군으로 두 곳에 지원서를 넣으면서 기획 직군 관련 서적을 다시 읽어봐야겠군..하고 생각했다. 창업과 스타트업 인턴을 할 때는 관련 서적을 끼고 살았었는데 근 1년 간은 거의 안 읽었다.
구글에 '서비스 기획자 추천 도서'를 치니 한 블로거가 '인스파이어드(Inspired)'라는 책을 추천해줘서 읽어보았다. IT 기획자의 고전과 같은 책이라고 하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해서인지, 예시가 부족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닥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에 배우고 적용해보았던 개념들을 복습하는데는 굉장히 유용했다.
실패한 제품의 근본 원인
한마디로 말하면 애자일 코스프레를 하는 Waterfall 방식은 실패한 제품을 만든다. Waterfall 방식은 아이디어 > 로드맵 > 요구사항 > 디자인 > 구현 > 테스트 > 배포 > 유지보수 로 진행되며, 제품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되돌릴 수 없다. 애자일은 보통 1주일 정도의 매우 짧은 시간동안 계획 > 개발 > 출시 > 피드백 > 수정 > 피드백 .. 와 같이 시장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고, 제품팀, 엔지니어, 디자인팀 등 구성원 간에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개발 방법론이다. 제품로드맵에 따라 6개월에 걸쳐 제품을 개발했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개발 단계에서 시장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데 Waterfall 방식은 이러한 리스크가 매우 크다.
제품 비전과 전략
저자는 제품 비전이란 회사의 미션을 따르며, 비전의 실현과정에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역할인 것이다. '세상에 가치를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나는, 지난 5년 간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결국 나를 가슴 뛰게 하는 비전과 꿈에 따라 내가 가야할 길을 택해온 것 같다.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자면 제품 비전은 수 없이 많은 검증 과정에 힘이 빠질 때 다시 한 번 시도해볼 수 있게 한 연료였다. 저자는 '제품 비전이 몇 가지 실험만으로 증명이 된다면 그 비전이 충분히 크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별 것 아닌말 같지만 PM에게 큰 위안이 되는 말 같기도 하다.
제품 전략은 비전을 이루기 위한 명확한 초점, 로드맵이다. 제품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강조되는 말은 역시 '모두를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다. 전략을 수립할 때는 사업 전략이라는 큰 흐름 아래에서 타겟시장(충분히 작은)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시장 진출 전략(Go to Market)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엄청난 집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
제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은 '솔루션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자는 대부분 빨리 나온 솔루션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강조한다. 근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빨리 답을 찾는 것 그 자체에만 몰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책 '배민다움'이 떠올랐다. 책에서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창업자는 디자인 학교 일화를 이야기한다. 디자인 학교 교수님께서 비누의 문제를 최대한 많이 발견해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다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건 절대 솔루션을 생각하면 안된다. 문제에 최대한 집중해보는 것이다. 나도 최근에 일상생활에서 이 연습을 해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 조금 더 구체적인 사물로 연습을 해봐야겠다. (그럼 나는 배달의 민족앱 으로 연습해봐야겠다)
이 책에서는 제품의 기회를 발견하는 방법은 물론 다양한 프로토타입의 목적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몇가지를 소개한다.
'고객 편지 기법'
- 고객 페르소나의 관점에서 가상의 편지를 작성해보는 것이다. 고객이 제품에 만족한 부분, 불만족한 부분은 무엇일지 상상하며 작성한다. CEO 관점에서 이 제품이 비즈니스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팀에 설명하는 형태로도 적어본다. 고객이 느낄 핵심가치를 사전에 명확히 하고,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미리 개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비즈니스 기여도의 경우 결국 개발한 제품이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어떤 사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프로토타입은 제품과 다른 개념이다. 스타트업을 운영해봤거나 관련 책을 읽어봤다면 MVP(최소기능제품)의 개념을 알 것이다. 프로토타입의 목적은 '제품 발견 단계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제품 위험(가치, 사용성, 실현 가능성, 사업 유효성)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가치는 시장 가치를, 사용성은 제품을 사용할 때의 편리성 및 의도대로 사용하는지를 의미한다. 실현 가능성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지, 사업 유효성은 마케팅, 영업, 재무, 법무 등 사업의 여러 영역에서 제품 개발 및 출시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없는지를 의미한다. 모든 제품은 이 네 가지 리스크를 가지는데, 프로토타입은 완전한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적은 리소스를 들여서 이 리스크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마케팅 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가치, 사용성 측면에서 프로토타입을 이용해 검증을 진행해본 경험이 많다. 실현 가능성의 경우 개발 지식이 전무했을 때에는 개발팀과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기도 했다(물론 애를 먹은 후에 개발 지식을 습득해 지금은 많이 보완된 상태다). 사업 유효성의 경우 재무, 법무 등을 담당하는 팀원들과 의사소통을 많이 했지만 시장성 검증에 너무 집중했어서 그런지 재무, 법무 관련 사항들은 기억이 잘 안나는 경우가 많다(보완해가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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